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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하게 정상적으로 작성한 계약서가 위조된 계약서라고 모함받는 상황을 겪으면, 황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문서위조죄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경우라면 인생 최대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명을 벗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이 글에서는 인영감정을 통하여 무죄를 받는 방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실제 사문서위조죄로 형사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이 무죄를 받았던 사건입니다. 이 사건에서 무죄를 받을 수 있었던 인영감정신청서와 의견서를 올려드리겠습니다. 변호사가 심혈을 기울여 세운 무죄 전략이었고 그중 핵심인 서류들입니다. 어떤 변호사와 상담을 예정에 두고 계시든지 상관없이 이 글이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스스로의 상황을 잘 진단해 보실 수 있도록 복잡한 사실관계는 최대한 단순화해보았습니다.
인경감정신청서 작성 방법
윗부분에서 읽어보신 내용은, 판사가 무죄 판결의 중요 부분으로 적었던 문장입니다. 판사가 인영감정의 필요성을 공감할 수 있도록 사건을 풀어낸 과정도 중요했지만, 우선 변호사가 실제 작성한 인영감정신청서를 적어드리겠습니다. 복잡하지 않은 내용이므로 '인영감정신청서'라는 것이 어떻게 작성되는 문서인지 가볍게 훑터보시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상황에 맞추어 약간만 고치면 되는 증거신청서입니다. 글 마지막에는 편집하시기 쉽도록 문서 파일로 첨부해 두겠습니다.
인 영 감 정 신 청 서
사 건 2023고단0000 사문서위조등
피 고 인 A
위 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의 변호인은 다음과 같이 인영감정의 촉탁을 신청합니다.
다 음
1. 감정의 목적
이 사건 표준도급계약서(증거기록 2권 00 내지 00쪽) 수급인 부분에 날인된 이B의 인영은 증 제5호증 소장(OO지방법원 2023가단00000)에 날인된 이B의 인영과 동일한 것임을 입증하고자 합니다.
[증거 이미지 첨부] |
[증거 이미지 첨부] |
| ▲ 증거기록 2권 13쪽 중 발췌 | ▲ 증 제5호증 중 발췌 |
2. 감정할 사항
이 사건 표준도급계약서(증거기록 2권 00쪽) 수급인 부분에 날인된 이B의 인영과 증 제5호증 소장(OO지방법원 2023가단00000)에 날인된 이B의 인영이 일치하는 것인지 여부
3. 희망감정기관
귀원에서 지정하는 인영감정 전문가
첨 부 서 류(감정목적물)
1. 이 사건 표준도급계약서(증거기록 2권 00쪽)
2. 증 제5호증 소장(OO지방법원 2023가단00000)
2023. 00. .
위 피고인의 변호인
법무법인 Z
변호사 Z
OO지방법원 형사OO단독 귀중
사문서위조 무죄 전략
형사재판을 하는 판사는 피고인 편이 아닙니다. 판사의 마음속은 '검사가 터무니없는 사건을 공소제기 했을 리 없다.'라는 선입견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무죄추정의 원칙이니, 피고인의 방어권이니, 검사의 입증책임 같은 단어는 머릿속에서 지워버리셔야 합니다. 판사는 피고인의 거짓말에 속는 것을 가장 수치스러워한다고 보는 편이 차라리 나은 마음가짐입니다. 그래야 여러분이 원하는 방향으로 형사재판을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보실 내용은 인영감정신청서를 제출하기 전에 판사를 피고인 입장으로 데려오기 위한 빌드업 과정입니다. 읽어보시면서 여러분의 상황에 맞는 힌트를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피고인이 무죄를 받기 위해서는 "정말 (검사의 의도 또는 고소인의 의도가) 이상하구나. 나라도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라는 인식을 판사의 마음속에 심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증 거 자 료 제 출
사 건 2023고단0000 사문서위조등
피 고 인 A
위 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의 변호인은 아래와 같이 증거자료를 제출합니다.
1. 증 제5호증 수원지방법원 2023가단00000 공사대금 사건 소장(이B 명의 소장)
가. 입증취지
이B는 이 법정에서 증거기록 2권 00 내지 00쪽 계약서(이하 ‘이 사건 표준도급계약서’라고 합니다)의 작성에 동의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위 계약서 날인에 사용된 도장은 누군가가 무단으로 판 것이다.’라고 진술하였으나(증인 이B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0쪽 중단부터 0쪽 상단까지), 위 법정진술은 허위 내용의 고소를 감추기 위한 위증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증 제5호증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입니다.
나. 증거설명
(1) 증 제5호증은 OO지방법원 2023가단00000 공사대금 사건에 이B가 제출한 소장입니다.
이B 제출의 위 소장(증 제5호증)을 보면, 원고 당사자 부분에 날인된 ‘이B인’이라는 인영이 있는데, 이 인영과 ‘이 사건 표준도급계약서’ 수급인 부분에 날인된 이B의 인영은 맨눈으로 보아도 동일한 인영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증거 이미지 첨부] |
[증거 이미지 첨부] |
| ▲ 증거기록 2권 00쪽 중 발췌 | ▲ 증 제5호증 중 발췌 |
위 소장(증 제5호증)의 제출일시가 2023. 0. 00.이므로, 이B의 법정진술대로라면, 이B는 누가 위조하였는지도 모르는 자기 명의의 인장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가 법원 제출 소장에 날인하였다는 의미가 됩니다. 터무니없는 증언이므로, ‘이 사건 표준도급계약서의 작성에 동의한 사실이 없다.’는 증언 또한 위증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이 사건은 이B가 피고인만을 고소하여 시작된 사건으로서, 이B는 C를 참고인으로 지적하여 진술을 하였는데, 수사기관이 공동피고인 C를 피의자로 전환하여 인지수사하려고 하자 계속하여 처벌의사 표현을
회피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정은 증거기록 수사보고에 자세히 기재되어 있습니다).
2023. 0. 00.
위 피고인의 변호인
법무법인 Z
변호사 Z
OO지방법원 형사OO단독 귀중
무죄 판결 이유
여러분의 인영감정신청서가 채택되고 무죄 전략이 잘 맞아떨어졌을 때, 무죄 판결문은 어떻게 적히는지 읽어보시는 편도 큰 도움이 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사건의 무죄 판결 이유를 가능한 원문 그대로 옮겨드리겠습니다. 무죄가 선고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다른 증거 부분과 사실관계도 함께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인영감정에 관련된 내용은 밑줄로 표시해 두겠습니다(다른 부분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별도의 글을 준비해 보겠습니다).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B 명의로 된 이 사건 각 문서를 작성하여 세무서에 제출할 당시 피고인에게 위 각 문서를 위조하여 행사한다는 점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① 피고인은 OO종합건설의 건축담당 직원인 OOO에게 이 사건 전원주택 부지에 주택을 신축하는 공사를 도급 주었고, OO종합건설에 위 전원주택 부지 진입도로에 관한 토목공사를 도급 주었으며, 위 OOO에게 OOO이 청구한 토목 및 주택신축 공사대금 2억 2,000만 원 중 2억 원을 지급한 상태였으므로, 위 2억 원으로 이B를 비롯한 토목공사 작업인부들에게 공사대금이 지급되었을 것이라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이B는 OO종합건설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았다).
② 피고인이 이 사건 전원주택 부지를 매도하려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다액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될 것이 예상되자, 토목공사를 수급한 OO종합건설 측에 토목공사대금에 관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OO종합건설은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③ 이에 피고인은 위 토목공사의 현장소장에게 양도소득세를 절감할 방안이 없을지 문의하였고, 이에 현장소장은 피고인에게 '위 토목공사를 담당한 작업인부들 명의로 된 표준도급계약서를 작성하여 세무서에 제출하면 그 표준도급계약서에 작성된 공사대금 상당의 부가가치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④ 이에 피고인은 현장소장으로부터 옹벽공사를 도급받아 담당한 작업인부 이B 명의로 된 표준도급계약서 파일을 이메일로 전송받은 후 출력한 다음 여기에 현장소장이 보관하고 있던 이B의 도장을 날인함으로써 이 사건 표준도급계약서를 작성하였고, 그 다음 현장소장이 알려준 이B의 인적사항을 이용하여 위 표준도급계약서와 함께 제출할 이B 명의로 된 이 사건 공사완료확약증과 영수증도 작성하게 되었다.
⑤ 한편, 이B는 이 법정에서 '자신은 피고인이나 현장소장에게 자신의 도장을 맡긴 적이 없고, 공소사실 기재 각 문서에 날인된 도장은 누군가가 무단으로 판 것이며, 이는 본 적도 없는 도장'이라고 진술하였으나, 이 법원이 실시한 인영감정 결과 이B가 이 법원에 OOO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소장 맨 마지막 면의 자신의 이름 옆에 날인한 도장의 인영이 위 각 문서에 날인된 도장의 그것과 일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현장소장 역시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 '이B와 이 사건 이전부터 함께 일을 하면서 공사계약을 체결할 일이 종종 있어 이B의 도장을 보관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문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이B의 도장을 입수하게 된 경위에 관한 이B의 위와 같은 진술 부분은 신빙성이 낮다고 보인다. 결국 피고인은 현장소장으로부터 이B의 인적사항에 관한 정보를 받아 이 사건 각 문서를 작성하고, 이B가 현장소장에게 맡겨둔 도장으로 위 각 문서에 날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⑥ 이B는 현장소장과 10년 넘게 알고 지내면서 수차례 함께 일하였고, 이B에게 자신의 도장을 맡겨두어 현장소장으로 하여금 자신이 없을 때라도 공사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 현장소장으로부터 일감을 받아 오게도 하였는바, 이B가 현장소장에게 공사도급계약서 등 관련 서류를 작성할 권한을 묵시적으로나마 수여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설령 이B가 현장소장에게 그러한 권한까지 위임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현장소장이 이B의 도장을 소지하고 있거나 이B의 인적사항을 잘 알고 있는 사정에 비추어 현장소장에게 그와 같은 권한이 있다고 믿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인다.
⑦ 사정이 그러하다면, 피고인이 OOO에게 이 사건 전원주택 부지 진입도로의 토목공사에 관한 공사대금 대부분 또는 상당 부분을 지급한 상태에서 위 전원주택 부지를 처분하게 되어 다액의 양도소득세를 납부하여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되자, 현장소장이 선뜻 이B를 비롯한 작업인부들 명의 표준도급계약서를 이용한 절세방안을 제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B의 도장을 내어주고 인적사항에 관한 정보도 제공하였고, 이에 피고인으로서는 이B가 공사대금을 전부 지급받은 마당에 공사 시행자인 피고인이 그와 같이 이B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였다는 내용의 증빙자료를 만들어 사용하는 데 별다른 이의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별도로 이B의 의사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표준도급계약서를 작성한 후 여기에 더하여 실제로 공사대금을 지급하였다는 증빙자료로 이 사건 공사완료확약증과 영수증까지 함께 작성하여 세무서에 제출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결론
이 글에서 보셨던 인영감정신청서 등 문서파일을 첨부해 두겠습니다. 어떤 변호사와 상담을 하시든 여러분의 상황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형사재판은 용기 있는 피고인과 좋은 변호사의 2인 3각 게임입니다. 단단한 팀워크를 만드는데 필요한 도구로 사용하시기를 바랍니다.